소비를 통해 가난한 자들을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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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를 통해 빈곤층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우리는 종종 소비를 과소비와 결부시킨다.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소비를 막연히 신성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면서 검소를 미덕으로 하는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물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는 것이 소비라면 이는 일리 있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우리가 필요하든 아니든 그저 물건을 값싸게 사고자 하는 열망으로 종종 표출되곤 한다. 왠지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소비에 대한 우리의 의구심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행위는 가격에 대한 압력을 가함으로써 제조업자가 노동자들에게 지불하는 임금이 매우 낮아지고 이에 따라 결국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생계 또는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그러한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은 그들이 일상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금액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반면, 그러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들은 별로 큰 문제없이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이를 구매할 능력이 있다. 만약 소비자들이 좀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그렇게 더 많이 지출한 돈이 이를 필요로 하는 노동자에게로 그대로 전해질 수만 있다면, 실제로 소비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게 되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선진국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에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져왔다. 이와 같은 “공정무역”은 커피, 코코아, 면화를 재배하는 농부들, 수공예업자 등과 같은 소규모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노동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제공해주고자 한다.

 

   남에게 관용을 베풀기 위해 돈을 소비하는 것 또한 성경에서 권면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이웃을 위해 호화로운 잔치를 열라고 말씀하신다(눅14:12-14). 성경이 금하고 있는 사치스러운 소비는 자신의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는” 소비다(약4:3). 따라서 우리에게 “내가 가진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다면 이에 대한 좋은 대답은 “아무 대가도 바라지 말고 이웃을 위해 호화롭고 멋지게 소비하라”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 우리가 다루고 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소비라는 주제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마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