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대해 품고 계신 사명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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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하나님의 사명은 새롭고 선한 피조물을 만들고 자연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당신께서 주시는 물질을 가지고 일하도록 사람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도 좋았지만, 인간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창조의 일에 가담하면서 모든 것은 "심히 좋아"진다(창1:31).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류의 타락 때문에 세상은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게 되었으며, 인간의 상태 또한 심히 좋은 상태에서 (여전히 이따금씩 그런 상태로 존재하지만) 형편없는, 혹은 그 이하의 상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제일 먼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서 절정을 이룬 뒤, 오늘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역사의 전 과정에 걸쳐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하나님께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타락함을 고쳐주시고, 하나님의 동역자로서 세상을 함께 창조해나가야 하는 인류의 역할을 포함해, 하나님께서 처음 의도하셨던 대로 세상을 완벽하게 회복시키는 길을 열어두신다. 따라서 이 세상의 창조와 하나님의 은총을 통한 이 세상의 구원이 바로 하나님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의 활동들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성을 드러내고, 그분의 창조계를 유지하며, 그분의 구원사역에 협력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명에 동참한다. 교회 혹은 교회와 관련된 단체들은 오직 하나님의 사명에만 전념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 속해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교회 자체가 하나님의 나라는 아니며,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교회 사역인 것도 아니다. 댈러스 윌러드(Dallas Willard)는 이렇게 말했다. "교회는 제자 훈련을 위한 곳이며, 제자 훈련은 세상을 위한 것이다."[1]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 모여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하나님의 사명을 이루어나간다.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직장에 흩어져서 사회 모든 영역에서 일상 업무를 통해 하나님의 사명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실론(지금의 스리랑카)의 D. T. 나일즈 성공회 주교는 "교회는 구성원이 아닌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단체"라고 말했다.[2] 교회는 주로 직장에서 타인과 교류하는 성도들을 통해서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과 가장 많이 접촉한다.

 

   이것은 교회가 스스로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성도들이 삶과 일터의 다양한 영역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행할 수 있도록 이들을 양육하고 훈련시킨 결과이다. 이처럼 교회밖에 있는 일터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을 양육하는 교회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그리스도인들이 이를 위한 훈련이나 양육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가 하는 일이 하나님의 사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일터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후원하는 교회는 사명을 감당하는 여정을 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의 초점은 ‘하나님께서 이 교회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에서 ‘그분은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로 확대된다. 또한 이러한 교회들을 통해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직장 세계에 항상 먼저 가 계시며, 그곳에서 그분의 일을 함께 해나가는 동역자로서 그들을 부르고 계신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를 겪은 교회들이라 할지라도 강조하는 신학적 주안점은 다를 수 있다. 어떤 교회들은 기존의 복음전도에 대한 강조를 확대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그런 교회들은 의도적으로 직장을 복음 전도 활동의 전략적 우선순위로 인식한다. 결국 직장은 그리스도인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며, 불신자들과 가장 많이 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교회들은 하나님의 사명을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창조, 유지, 구속 사역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좀 더 폭넓은 견해를 받아들여 왔다. 예를 들어 뉴욕의 리디머 장로교회에서는 '뉴욕시에서 기독교적인 문화 참여의 부흥’을 추구하는 주목할 만한 신앙과 직장 관련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왔다. 이들은 하나님의 사명이 교회를 통해 사람들을 주님께로 부르는 것 외에도 도시 전체에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도 포함한다고 보았다.[3] 사명을 이러한 방식으로 이해한 교회들은 대개의 경우 존 스토트(John Stott)나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 같은 사상가들에 의한 영향을 받았다. 스토트는 보수적 복음주의를 바탕으로 했던 일부 교회들에게 사람들을 주님께 이끌어주는 사역 외에도, 일을 통해 이웃을 섬기고 피조물을 돌보는 새로운 관심사를 갖도록 도와주었다.[4] 레슬리 뉴비긴은 서양 교회들에게 우리가 직장과 공동체에서 직면하는 문제들과 살아가는 방식으로부터 개인적 영성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5] 동유럽의 오순절파 소속이었던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Volf)는 특히 성령 안에서 일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6]

 

   또 어떤 교회들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원을 목표로 보는 그들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여긴다. 이러한 교회들은 주님 안에서 구원을 받는 것이 이 세상에서 영혼이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변화시켜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라고 본다. [계21-22, "두 도시 이야기 (계17-22장)"를 보라.] 이렇게 회복된 세상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재림하시면서 완벽하게 완성될 것이며, 우리가 오늘날 하는 일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일은 복음전도 및 예배와 동등한 고유의 가치 내지는 영원한 가치를 지닌다. 대럴 코스덴(Darrell Cosden)의 저서 <땅 위의 일, 하늘의 복(The Heavenly Good of Earthly Work)>[7]은 이 주제를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게 살펴보기에 좋은 자료다.

 

   또한, TOW 프로젝트의 신학적 토대(Theological Foundations) 개요는 교회가 성도들의 일상적 업무를 통해 이들을 잘 양육시키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다.

 

 

평생 제자훈련

영국의 어떤 교회 지도자는 그의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이 평생 제자훈련이라는 것이 조금씩 열을 내고 있다. 주중 기도 모임에서 성도 중 한 분이 우리 도시의 번영을 위해 기도를하고, 그 다음날 아침 리더 기도모임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밀턴 케인즈의 비즈니스를 위해 기도하며, 실직자들이 그저 직장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어디서 하나님을 섬기라는 부르심을 받았는지를 깨닫고, 자신의 강점을 통해 이런 소명을 실현하기를 기도한다. 딜로이트, 어니스트 앤 영, 홈, 밀턴 케인즈 고용센터, 산탄데르 은행, 알라노드, 액센츄어, MK 병원, 브래드웰 학교, BT, 퀴네 운트 나겔, 스토 학교, 인벤시스 PLC 등등… 빛은 이미 켜졌고, 소금의 짠맛도 조금씩 느껴지고 있다![8]

 

   서로 매우 다른 배경을 지닌 교회 리더들과 사상가들이 공통적인 관심사를 찾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차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명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과 현재 행하고 계신 일이며, 이런 사명 속에는 우리가 교회에서 하는 일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 그리고 공동체의 봉사활동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도 포함된다는 인식이다.

 

하나님의 사명은 교회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 속에서 하시는 일에 교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교회 모임에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것에서 세상의 일을 위해 예수님을 따르는 성도들을  양육하고 훈련시키는 것으로 초점이 이동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교회한테 예배와 교회 모임을 위해 모이는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교회들은 그리스도인들을 한데 모았다가 하나님의 사역을 행할 수 있도록 세상 속으로 다시 보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사람들을 세상 속으로 보내는 일이야말로 이들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일에 좀 더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의 경험의 연관성을 좀 더 견고하게 하는 중요한 노력의 일환이 되고 있다.

 

Dallas Willard, forward to Keith Meyer, Whole Life Transformation: Becoming the Change Your Church Needs (Downers Grove, Ill.: IVP Books, 2010), 12쪽.

1964년 마드라스(현 센네이)에서 열린 학생 컨퍼런스에서 실론(현 스리랑카)의 D. T. Niles 주교가 한 말을 2013년 8월 20일 TOW Project 실무 회의에서 청중 멤버인 L. T. Jeyachandran이 보고함.

예를 들면 John Stott, Issues Facing Christians Today (Grand Rapids, MI: Zondervan, 4th edition, 2006)를 보라.

예를 들면 Lesslie Newbigin, The Gospel in a Pluralist Society (Grand Rapids, MI: Eerdmans, 1989), 222-233쪽을 보라.

Miroslav Volf, Work in the Spirit: Toward a Theology of Work (Eugene, OR: Wipf and Stock reprint, 2001).

Darrell Cosden, The Heavenly Good of Earthly Work (Peabody, Mass: Hendrickson Publishers, 2006).

Neil Hudson, Imagine Church (Nottingham: IVP, 2012), 40쪽에 인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