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말하기라는 규범에 대한 예외의 또 다른 범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진실을 알 권리가 없을 경우이다. 예를 들어, 어떤 범인이 총을 든 채 편의점을 털기 위해 들이닥쳤다면, 직원들은 그에게 돈이 어디에 있는지 진실을 말해줄 의무가 전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도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정당하다고 여길 것이다. 그 사람에게 그가 사실을 알 권리가 없다고 설명하는 것이 그가 찾고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과 다름없을 때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그 사람이 알 권리가 없는 것을 알지 못하도록 막는 최소한의 거짓말이 용납될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하게, 당신이 기밀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위반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알 권리가 없다. 하지만 기밀 정보의 경우에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의무가 거짓말을 정당화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인사과에서 일을 하고 있고 곧 해고될 사람들에 대한 기밀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할 때, 누군가 당신에게 자신의 일자리가 보장이 되는지에 대한 "귀띔"을 해달라고 한다면, 당신에게는 기밀 사항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정보를 누설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도 똑같이 옳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당신이 해당 주제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히는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당신에게 우정을 호소하며 부탁을 하고, 그 정보가 필요한 이유가 그들이 집을 구매해 돈을 지불하려고 준비 중이라든가, 다른 종류의 금전적 지불을 약속하는 과정에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의 일환으로 반드시 기밀을 지켜야 하며, 그 사람에게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고, 정보를 누설했을 때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지고 싶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하라.
강도의 예시와 기밀 정보 예시의 차이점은 인사과의 임원에게는 명백한 거짓말이 아닌 다른 선택권이 있었다는 점이다. 가게 점원은 강도에게 "돈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고 해도, 당신에게 그 정보를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적어도 그 점원이 강도 사건에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인사과 임원에게는 그러한 선택권이 있었다. 이는 협상을 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에 이윤이 얼마나 남는지 고객이 물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거짓말로 대답을 할 필요는 없으며, 그러한 정보는 당신에게 공개할 권한이 없는 기밀 정보라고 말하면 된다. 이는 그 고객에게 정보를 알 권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해 보여준다. 하지만 그 고객은 당신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권리가 있다.
속임수를 통해 당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로부터 당신을 단순히 지킬 수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모호하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고용주는 당신이 업무 시간 외에 무엇을 하는지 알 권리가 없다. 만약 당신이 하는 일이 상사나 동료들이 좋아하지 않을 법한 일이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를 밝혀야 하는 일이라면 어떨까? 만약 누군가 지난 주말에 당신을 카지노에서 봤다고 한다면, 이를 부정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괜찮을까? 인권 행진은 어떤가? 교회 예배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을 위한 워크숍은? 이러한 종류의 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규칙은 성경이나 다른 곳에서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대신 영적인 성숙함이 커짐에 따라 개인적인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능력이 함께 향상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얼마 전에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은 동료들에게 자신의 명예가 실추될까봐 두려워, 교회에 갔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걸 굉장히 어렵게 여길 수도 있다. 좀 더 성숙한 기독교인이라면 그러한 위험을 무릅쓸 수도 있으며, 그 상황을 자신과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능력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 중 가장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이라도 만약 기독교로의 개종이 불법인 국가에 살고 있다면, 적어도 하나님의 택하심의 때와 장소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를 숨기기 위해 다른 이들을 속이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히틀러를 향한 자신들의 반발을 숨기기 위해 나치에게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를 외치라고 친구들에게 조언한다.[1] 여기서도 그렇듯, 좀 더 명확한 예시를 들기 위해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일터에서 마주하지 않을 법한 상황들을 들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장은 스스로를 거짓 없이 좀 더 솔직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태도의 성장을 의미한다.
Eberhard Bethge, Dietrich Bonhoeffer (HarperCollins, 1977), 585쪽.
알 권리가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한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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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조직이 알 권리가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속임수가 필요한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앞서 언급한 국가정보를 목적으로 한 속임수와 같은 예외의 경우이며, 다른 직장에서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법정에 출두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법원 명령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처음부터 당신이 누구이며, 왜 그들과 연락을 하고자 하는지 밝힌다면, 그들은 아마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일은 법체계의 기능에 있어 매우 필수적이다.
또는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는 많은 소매업, 의료, 숙박 등의 서비스 회사들이 품질 평가를 위해 사용하는 한 방법으로, 손님으로 가장한 채 자신들의 매장을 방문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약속하는 것을 손님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그러한 정보가 필수적일 수 있다.[1] 일반 고객들과 동일하게 대우받기 위해, 미스터리 쇼퍼들은 그들이 받는 서비스를 회사에 보고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숨겨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스터리 쇼퍼들은 자신들이 속한 조직이 알 권리가 있는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는데, 이러한 정보는 속임수 없이는 얻을 수 없다.
알 권리가 없는 사람에게 속임수를 통해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정당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이 알 권리가 있는 정보를 얻고자 속임수를 쓰는 것 또한 정당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와 동일한 접근법은 "경쟁사 미스터리 쇼퍼"를 보냄으로써 경쟁사의 고객 서비스, 가격 등을 알아내고자 할 때 사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좀 더 불확실한 윤리적 근거를 지니고 있다. 미스터리 쇼퍼가 단순히 공개되어 있는 가격이나 대화, 환경 등을 관찰하는 것이라면 그 어떠한 속임수도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경쟁사 미스터리 쇼퍼에게 누군가 그들의 신분과 하는 일을 물었을 때, 거짓된 정보를 주는 것은 비도덕적인 일일 것이다. 더욱 심한 경우는 경쟁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분을 위장한 채 그 경쟁사가 속지 않았다면 대답하지 않았을 질문들을 하는 것이다.[2]
Mystery Shoppers Providers Association, www.mysteryshop.org/your-business, accessed March 20, 2013.
ValueNotes blog, blog.valuenotes.biz/ethics-of-mystery-shopping/, accessed March 20, 2013.
알 권리가 없는 정보
목차로 돌아가기지금까지는 알 권리가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한 속임수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이는 알 권리가 없는 정보를 얻기 위해 속임수처럼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산업 스파이와는 다른 것이다. 산업 스파이는 흔히 상대 기업의 제품, 전략, 재무, 인사, 연구개발 등을 목표로 삼는다. 이는 비도덕적이며 불법적인 일이다. 스파이 행위를 하는 조직에게는 그 정보를 알 권리가 없으며, 그 정보를 얻고자 속임수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도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기업들은 직원들을 논문 쓰는 대학원생으로 위장해서 경쟁사의 내부 정보를 얻으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직원들은 경쟁사에게 자신들이 그 정보를 다르게 바꾸거나 전체적으로 합계를 낼 것이라고 이야기하거나 암시를 줄 수도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다. 이는 사기 행위를 통해 경쟁사가 알 권리가 없는 정보를 얻어내고자 하는 산업 스파이의 전형적인 예시이다.
산업 스파이에 간접적으로 해당되는 상황은 알 권리가 없는 정보를 속임수 없이 얻게 된 경우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도시의 호텔에서 하룻밤 묵게 된 영업 담당자라고 해보자. 우연하게도 그 호텔방은 전날 경쟁사의 영업 담당자가 묵었던 방이었고, 그는 제안서 사본을 서랍에 두고 갔다. 그 제안서를 한번 훑어보기만 하면 그 경쟁사의 가격, 조건, 그리고 그 회사가 추천하는 제품에 대해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결정적인 경쟁우위를 지니게 될 수도 있다. 당신에게는 그 정보를 습득할 권리가 없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그 제안서는 "기밀정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보를 얻기 위해 누군가를 속인 것은 아니다. 이를 그저 행운으로 여겨야 할까 아니면 실수로 제안서를 호텔방에 두고 간 경쟁사의 실수에 대한 마땅한 결과라고 봐야 할까?
우리가 지금까지 다뤘던 원칙은 "알 권리가 있는" 정보였기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한 유일하게 일관된 답은 제안서를 훑어보거나 다른 방법으로 당신과 회사가 그 제안서 내용을 알게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평판이 좋은 대부분의 회사들은 경쟁사의 기밀 정보를 알게 되거나 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지니고 있다. 경영자나 간부들이 만약 윤리적이라면 자신들의 회사가 알 권리가 없는 정보를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기 위해 이러한 정책들을 시행할 것이다.
다른 이들은 알 권리가 없는 정보를 보호하는 것의 사회적 영향
목차로 돌아가기알 권리가 없는 정보에 대해 부당한 방법을 사용해놓고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동에 대한 장황한 변명처럼 보인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사람이나 조직이 타인이 알 권리가 없는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장치가 없다면, 사회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TOW 프로젝트에 보고된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자.
나는 대형 제약회사에서 경영진과 전문가들이 제품 품질과 관련된 문제점들을 조사할 수 있도록 이들을 교육하는 일을 했다. 어떤 제품이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로 제조되고 판매된 것이 발견되면 무슨 원인 때문에 그러한 상황이 일어났는지 밝히기 위한 조사에 들어간다. 조사 과정에서 의심되는 원인들의 목록을 적은 후, 실험을 통해 논리적으로 하나씩 배제시켜나가면서, 발견된 문제에 가장 적합한 원인이 무엇인지 추가적인 실험을 해나가는 것이 전문적 방식이다. 이는 의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일련의 증상들을 진단하는 과정과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타당하며 가능성 있는 다른 원인들을 하나씩 배제해나가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의료 과실이다.
하지만 그 회사의 법무팀은 경영진에게 예상되는 원인들을 적은 목록의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한 기록들이 법정에 소환되었을 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이유로 그 회사를 누군가 고소해서 제품 결함의 가능성 있는 원인들을 적어둔 긴 목록을 찾아낸다면, 회사가 제조 과정에 많은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1]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회사는 품질 관리를 개선하는 데 사용된 내부 정보를 지니고 있다. 그 회사는 만약 소송에서 정보에 대해 알 권리가 없는 원고에게 정보가 공개된다면, 오해를 가져올 수 있으며 회사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이는 정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 사법 체계에서 기밀 정보에 대한 권리를 존중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는 품질 관리를 개선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보 기록을 하지 못하도록 절차를 변경해버린다. 그 결과, 제약 제품의 품질이 정보 기록을 했을 때보다 높지 않아 대중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당신은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결과를 가져오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권리가 정확히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제약회사의 의견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기밀 정보를 지키고자 하는 권리는 정보를 알 권리가 없는 이들에게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속임수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 속임수를 쓰면 안 된다는 넓은 의미에서 다뤄지기엔 너무나 복잡하다. 적어도 타락한 세상에서는 진실과 거짓이 실제로 복합적인 문제들이며, 심지어 성경적 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그렇다
정보원의 요청에 의해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1년 8월 23일 LA의 Biola대학에서 본 아티클의 초안을 논의할 때 언급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