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말하기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준다. 어떤 사람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은 존중을 보여주는 행위이며, 거짓말을 할 때는 존중을 찾아볼 수 없다.
성경은 창세기에서 야곱이 라반을 위해 일한 사건을 통해 이를 보여주고 있다(창29~30장). 야곱은 라헬과 결혼할 권리를 얻기 위해 7년 동안 일했으나 7년의 노동이 끝난 다음 라반은 야곱을 속이고 그가 원하지 않았던 레아를 그의 신부로 바꿔 치기 한다. 이에 당연히 야곱은 라반이 자신을 속이고 모독한 것에 분노한다(창29:25). 야곱은 이후 창세기 30장에서 자신이 라반을 위해 돌보던 가축들 중에서 튼튼한 가축들은 자신이 갖고, 약한 가축들만 라반을 위해 남겨두면서 그 또한 앙갚음을 하고 있다(창30:42).
열왕기하 12장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성전을 수리하는 데 드는 수리비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일꾼들에게는 감독자들이 그들이 받는 수리비를 회계하지 아니하였다. 그들은 정직했기 때문에, 성전 수리를 책임지고 있는 왕이나 제사장들에게 존엄과 신뢰로 대우받은 것이다(왕하22:7). 이는 또한 잠언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하는 부분에서도 볼 수 있다. “친구의 아픈 책망은 충직으로 말미암는 것이나, 원수의 잦은 입맞춤은 거짓에서 난 것이니라.”(잠27:6). 잦은 입맞춤을 하는 원수는 상대방에게 거짓된 교언 공세를 퍼부으면서, 실제로는 원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과 우정과 신뢰의 관계에 있다고 착각하게끔 만든다. 여기서 거짓말은 사람을 존중할 가치가 있는 존엄한 자가 아닌, 속이는 자의 이기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조종당하는 노리개처럼 대한다. 이러한 모독은 "거짓말 하는 자는 자기가 해한 자를 미워하고 아첨하는 입은 패망을 일으키느니라.”(잠26:28; 또한 26:18-19, 24,26)는 말씀에서도 드러난다.
사람이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내릴 수 있는 권리는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속임수에 넘어갔을 때 당연히 권리를 침해당하고 모독당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사람의 자율권은 속임수에 넘어갔을 때 약화된다. 이는 야곱과 라반의 예시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야곱은 자신이 선택한 여자와 결혼할 자율권을 라반의 속임수로 인해 철저히 침해당했다. 자신의 선택에 따랐다면 레아와 절대로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창29:17-20). 야곱이 라반을 속여 보복한 사건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라반이 야곱에게 제대로 속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로 자신에게 금전적으로 불리하게 가축들을 돌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창30:42-43).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