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죽음은(행 5:1-11) 두렵거나 당혹스러운 것 이상이다. 이 부부는 땅의 일부를 팔았고, 그 돈을 공개적으로 그 공동체 앞으로 가져와 드렸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돈의 일부를 남겨 뒀다. 베드로가 그런 속임수를 찾아내고 그 둘에게 따로따로 묻는다. 베드로가 책망하는 소리만 듣고도 그 두 사람은 그대로 쓰러져 각각 그 자리에서 죽었다. 우리의 귀에는 그들의 운명이 그들의 위반행위에 비례하지 않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베드로는 그들이 그 돈을 기부할 의무가 없었다는것을 인정한다. “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마음대로 할 수가 없더냐”(행 5:4). 사유 재산은 폐지되지 않았으며, 이웃을 사랑하는 공동체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이 그들에게 맡겨 주신 자원들을 합법적으로 보유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돈에 대해 한 거짓말이 어째서 즉사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것인가?
그들의 사망 이유를 설명하려고 많은 시도가 있었고, 그들이 지은 죄목을 밝히려고 했다.[8]아나니아와 삽비라의 허물은 근본적으로 그들이 그 공동체의 가짜 멤버였다는 것으로 보인다. 학자인 스콧 바치(Scott Bartchy)가 말한 대로,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자신들이 갖지 못한 영예를 얻으려고 거짓말을 함으로써 후원자로서의 그들 스스로 명예를 더럽히고 수치를 자초했을 뿐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동류가 아닌 외부인이었다는 것을 폭로하고 있다.” [9] 그들은 수전노보다는 사기꾼이었다.[10]
그들의 사기행각은 그들이 여전히 로마제국 후견인 제도에서 후견인이 경제적 지원을 베푸는 것처럼 가식적이었으면서도 크리스천의 이웃사랑 체계의 일원이 된 것처럼 가장한 데서 증명된다. 그들은 자원의 청지기직에 있어서 타인 중심의 접근법을 보인 바나바처럼 보이려고 시도했다(행 4:36-37). 그러나 그들의 실제 동기는 싼값으로 자신들의 명예를 얻는 데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로마 후견인 체계의 일원으로서 기능한 것이다. 그들은 너그러운 사람들로 보였지만, 사랑이 아니라 지위 때문에 기부했던 것이다.
나아가, 그들이 자원의 청지기직에 대해 한 거짓말은 베드로에게는 성령과 하나님께 한 거짓말로 해석되었다(행 5:3-4). 공동체에게 한 거짓말이 하나님의 성령께 한 거짓말과 동일시된다는 건 너무도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자원에 대해 한 거짓말도 ‘종교적’ 문제들에 대해 한 거짓말 못지않게 심각하다. 우리는 이미 성령의 주된 역할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의 사람들을 다른 사람에게 깊이 관심 가지며 자원을 사용하는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봤다. 그렇다면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가짜 베풂 행위가 성령의 역사를 위조한 것으로 서술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거짓 베풂과 성령을 속이려던 그들의 시도는 초대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위협이었다. 이것은 크리스천 공동체와 그 안에서의 우리의 참여와 관련한 심각한 위험들을 상기시켜 준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사기는 돈의 영역에서 일어났다. 만약 일 자체의 영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그들이 거짓으로 마치 하나님을 섬기는 것처럼 그들의 주인들을 섬기는 척하거나(골3:22-24), 또는 자기 종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척하거나(골 3:25), 아니면 정직하게 갈등을 대면하는 척했더라면(마 18:15-17)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누가 그런 것들에 대해 크리스천 공동체를 속였다면, 마찬가지로 공동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이 되었을까? 사도행전은 그런 경우를 한 건도 보고하지 않지만, 같은 원리는 적용된다. 진정으로 크리스천 공동체에 속하는 것은 반드시 우리의 동기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사회적 지위나 부, 권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항상 우리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하기 위해서 행동한다.
자세한 설명과 해석은 Joseph A. Fitzmyer, The Acts of the Apostles: A New Translation with Introduction and Commentary, The Anchor Bible (New York: Doubleday, 1998), 318-319쪽을 보라.
S. Scott Bartchy, “Community of Goods in Acts: Idealization or Social Reality?” The Future of Early Christianity: Essays in Honor of Helmut Koester, ed. Birger A. Pearson, A. Thomas Krabel, George W. E. Nickelsburg, Norman R. Petersen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1), 316쪽.
경제적 · 공동체적 함의와 관련해 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다루기 위해 Aaron J. Kuecker, “The Spirit and the ‘Other,’ Satan and the ‘Self ’: Economic Ethics as a consequence of Identity Transformation in Luke-Acts,” Engaging Economics: New Testament Scenarios and Early Christian Reception, ed. Bruce W. Longenecker, Kelly D. Liebengood (Grand Rapids: Eerdmans, 2009), 81-103쪽을 보라.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