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후반부에서 바울과 그의 일행과 다양한 크리스천 공동체들은 지역 경제권과 시민 권력을 가진 자들과 갈등을 빚게 된다. 첫 번째 사건은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벌어지는데, 거기서 바울과 바나바를 대적하도록 선동된 “경건한 귀부인들과 그 시내 유력자들”(행 13:50)은 그들을 성에서 쫓아낸다. 그다음 이고니온에서 바울과 바나바는 “이방인과 유대인과 그 관리들”(행 14:5)에게 학대를 받는다. 빌립보에서 바울과 실라는 그 성을 소란하게 한다는 혐의로(행 16:19-24) 옥에 갇힌다. 바울은 데살로니가의 관리들과(행 17:6-9) 아가야의 총독과(행 18:12) 분쟁에 휘말렸다. 나중에 그는 에베소의 은장색(은세공업자) 조합원들과 갈등을 빚는다(행 19:23-41). 이런 갈등은 사도행전의 마지막 여덟 장을 차지하는 예루살렘에서의 평화를 어지럽힌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는 데서 절정을 이룬다.
지방 실세들과의 이 같은 충돌은 사도행전 2장에서 베드로가 선언한 성령 강림을 염두에 두고 보면 놀랄 일이 아니다. 거기서 우리는 성령 강림이 (다소 신비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의 출발점이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은 옛 세상의 권위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앞에서 우리는 그 공동체가 로마제국의 후견인 기반의 경제 체계와는 전혀 다른 은사기반의 경제를 구성하도록 성령이 역사하신 것을 봤다. 크리스천 공동체는 체계 안의 체계를 구축했는데, 거기서는 신자들이 로마 경제에 그대로 참여하긴 하지만,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은 다르게 하고 있었다. 지방 지도자들과의 충돌은 엄밀히 말하면 지도자들이 로마의 후원 경제 체계 유지에 가장 큰 지분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사도행전 16장 16-24절과 19장 23-41절에 나오는 충돌은 둘 다 더 깊이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형태는 로마 세계의 경제 관행들과 깊이 충돌하고 있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