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9장 13-16절은 “마술을 행하던 많은 사람”(행 19:19)이 회개에 이르게 되었다는 약간은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술 책을 다 모아서 공개적으로 그것들을 불에 태워 버렸는데, 누가는 그 책들의 가격이 5만 드라크마에 이른다고 알려 준다. 이 금액은 일당 노동자가 쉬지 않고 연속으로 137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에 해당하고, 또는 100가족을 500일간 먹여 살릴 수 있는 돈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23 하나님 나라 공동체 안으로의 편입이 엄청난 액수의 경제 · 직업적 영향을 끼친 것이다.
마술에 종사하다 회개했던 사람들이 생활비를 벌던 수단을 회개했는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책들을 수집 했다는 것은 그냥 취미로 마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를 믿는 신앙에서 온 삶의 변화가 직업 결정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보게 된다. 누가복음에서 익숙하게 봐 오던 결과다. 이번 경우에 신자들은 자신들의 직업을 완전히 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다른 많은 경우에는 직업은 그대로 가지나, 그것을 행하는 방식을 달리해야 할 때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보험설계사가 노인에게 불필요한 보험을 들게 한다고 상상해 보자. 그 사람은 이제는 그런 영업 관행을 중단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보험을 드는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는 상품으로 변경해 보험을 판매하는 그 직업은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수수료는 더 적을 수 (아니면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직업은 합법적인 성공을 할 여지와 윤리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합법적으로 할 수는 있으나 불법적 관행이 너무도 철저하게 고착되어, 성경 원리들을 어기지 않고는 경쟁을 할 수 없는 직업들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한다. 부패가 심한 국가의 수많은 공무원이 이런 딜레마에 빠진다. 건축물 준공 검사를 정직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만약 당신의 공식 주급이 만 원인데 당신의 상관이 당신이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려면 한 달에 십만 원을 바치라고 요구할 경우, 시공업체의 뒷돈을 거절하고 정직하게 검사 결과를 보고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있는 크리스천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만약 정직한 사람들이 모두 직장을 떠난다면, 대중에게 그만큼 더 좋지 않다. 그러나 그 직업을 가지고 정직하게 살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면 크리스천이 어떻게 그 직장에 계속 있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누가복음 3장 9절에서 세례 요한이 군인들과 세리들에게 그들의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되, 직업상 늘 해 오던 갈취와 사기를 중단하라고 권면할 때 누가가 논하는 내용이다. (이 단락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www.theologyofwork.org의 '누가복음과 일'에 나오는 "눅 3:8-14"부분을 보라)
Darrell L. Bock, Acts, Baker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 (Grand Rapids: Baker, 2007), 605쪽.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