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눅 10:38-42) 역시 너그러움을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라는 맥락에서 바라본다. 그 이야기에서 마르다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일하는 반면, 마리아는 자리에 앉아 예수님 말씀을 듣는다. 마르다는 여동생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은 것을 두고 예수님께 좀 꾸짖어 달라고 요청하지만, 예수님은 도리어 마리아를 칭찬하신다. 애석하게도 이 이야기 때문에 마르다는 흔히 삶의 바쁨과 산만함으로 잘못을 저지른 전형적인 모델이 되었다. 또 중세 교회는 ‘적극적인 마르다’ 또는 ‘일하는 마르다’ 라고 부르면서, 그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기는 했지만 명상이나 수도원 생활의 완벽함에 미치지 못하는 열등한 삶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환대(고대 근동에서 너그러움의 가장 활력적인 한 형태)가 하나님 나라를 침노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나타나는 누가복음 전체를 배경으로 해서 읽어야 한다.[6]
마리아와 마르다는 원수지간이 아니라 자매간이다. 집안일을 두고 말다툼하는 두 자매를 상반되는 삶의 두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마르다의 너그러운 섬김은 예수님에 의해 축소되지 않는다. 다만 마르다가 하는 염려는, 그녀의 봉사도 마리아처럼 주님을 향한 사랑에 기초해야 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자매는 함께, ‘너그러움’과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한데 뒤엉킨 실체라는 진리를 구현한다. 마르다는 예수님이 누가복음 14장 12-14절에서 칭찬하신 종류의 너그러움을 보였다. 또한 예수님의 발 앞에 앉아 있던 마리아는 우리의 모든 섬김이 그분과의 생생한 관계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건, 마르다와 마리아같이 되는 것이다. 너그러운 사람이 되라.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 둘은 마치 이 자매가 서로의 관계를 보강해 줬듯이, 서로서로를 보강해 준다.
Brendan Byrne, The Hospitality of God: A Reading of Luke’s Gospel (Collegeville: Liturgical Press, 2000)을 보라.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