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고향에서 있었던 한 사건은 그분이 순회 설교자가 되기 전에 하던 일에 관한 내용을 제공해 준다. 이 본문은 고향에 살던 친구들과 지인들이 자신들이 잘 알던 촌뜨기 소년이 그처럼 위대한 설교자와 선지자가 되었다는 걸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상황을 그린다. 그들이 했던 “이 사람이 받은 지혜와 그 손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권능이 어찌됨이냐 이 사람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 야고보와 요셉과 유다와 시몬의 형제가 아니냐 그 누이들이 우리와 함께 여기 있지 아니하냐”(막 6:2-3)라는 말은 예수님의 직업을 직접 진술한 유일한 단락이다. (마태복음 13장 55절에서는 예수님이 “목수의 아들”로 불리고, 누가와 요한은 예수님의 직업을 언급하지 않는다.) 여기에 사용된 헬라어 ‘ Tekton[테크톤]’은 ‘건축가’ 또는 ‘온갖 재료를 사용하는 장인’을 가리키는데,[17] 팔레스타인에서는 그 재료가 대개 돌 아니면 벽돌이었다. ‘목수’를 뜻하는 영어 단어는 영어 초역본이 만들어지던 당시 런던에서 더욱 흔한 건축 재료가 목재였다는 사실이 반영된 때문일 것이다.
어찌 됐든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 상당수는 건축 현장을 주제로 한다. 그렇다면 이 비유들에는 예수님의 개인 체험이 얼마나 반영되었을까? 예수님은 울타리를 치거나, 포도즙 틀을 파거나, 포도원에 망대를 세우고, 땅 주인과 소작농 간의 팽팽한 관계를 관찰했을까?(막 12:1-12) 그분의 고객 중 한 사람이 건축을 하다가 중간쯤에 돈이 떨어지는 바람에 예수님께 나머지 돈을 갚지 못한 채 남겨 두었을까?(눅 14:28-30) 요셉이 가르쳐 준 단단한 바위 위에 토대 놓는 법을 기억해 지어서, 그분이 지은 건물은 바람과 홍수를 잘 견딜 수 있었을까?(마 7:24-27) 그분이 혹시 한 번이라도 조수를 고용했다가 주지 않은 임금(마 20:1-16)과 사회 서열 조직(막 9:33-37)에 대한 불평에 직면했던 적이 있었을까? 그분은 주인을 속이자는 꼼수에 동참하라고 요구하는 관리자의 지시를 받아 본 적이 있었을까?(눅 16:1-13) 한마디로,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지혜 가운데 얼마만큼이 1세기의 경제 시스템에서 직업인으로서 일했던 자기 경험에서 나온 것일까? 경험에서 얻은 게 전혀 없다 하더라도, 건축가로서 예수님이 경험하셨던 것을 기억하는 건 우리가 그분의 비유를 보다 구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준다.
Ken M. Campbell, “What was Jesus’ Occupation?” Journal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48/3 (September 2005), 501-519쪽.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