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을 써 내려가고 채 몇 절도 안 돼 요한은 확고한 일의 신학 밑동을 싹둑 자르는 듯한 말을 한다. “때가 가까이 왔다!” 어떤 사람들은 이 말을 요한이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에 예수님이 오실 거라고 생각했다는걸 의미하고, 그런 생각은 틀렸다고 본다. 반면에 또 어떤 사람들은 종말적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일들이 앞으로 신속하게 일어나리라는 의미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견해 가운데 어느 쪽도 신약의 나머지 성경과 맞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종말 시대’는 예수님의 죽음, 부활과 함께 시작되었기 때문이다(히 1:1; 고전 10:11; 행 2:17). 따라서 ‘때가 가까이 왔다’는 말은 ‘하나님 나라가 코앞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보고,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상에서 확실하다고 하는 것들이 하나님 나라에 반(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하나님 나라는 이 땅을 뚫고 들어와 있다.
이것은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견해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 일을 칭찬하는 내용이 성경에 많이 나오지만, 현재 상태의 일들 가운데 어떤 것도 절대적인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앞으로 다루겠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충성스럽게 일하는 것은 영속적인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처음이자 마지막 말씀은 항상 하나님이셔야만 한다. 그분의 가치에 맞게 사는것은 너무도 중요하며, 세상 시스템과 세상의 우상숭배 방식과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