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임의 또 다른 측면은 공동체를 튼튼하게 한다는 점이다.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롬 15:2) 할거라는 말처럼, 받아 주는 주인은 찾아온 손님을 강건하게 한다. 여기서 “이웃”은 공동체의 또 다른 구성원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롬 14:19).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은 공동체에서 함께 일해 나가는 걸 의미한다.
14-15장에 걸쳐 보았듯이 받아 줌은 아주 강력한 실천이다. 바울은 얼굴에 웃음을 가득 품고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라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다. 그는 공동체로서 깊은 도덕적 분별에 참여하되, 아주 중요한 문제들에서 도덕적으로 다른 결론에 이른 사람들하고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바울의 입장에서 본다면, 공동체 안에서의 지속적인 관계는 실제 도덕적 결론보다 더 중요하다. 관계는 어떤 한 쟁점을 옳다고 하고 다른 쟁점은 틀렸다고 판정하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을 훨씬 뛰어넘는, 새로운 삶을 공동체에 가져다준다. 관계는 또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롬 15:7). 우리가 서로서로를 받아 줄 때, 그 받아들임의 최종적인 결과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롬 15:9) ‘모든 백성들이 그를 찬송하는 것이다’(롬 15:11).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