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과 부의 격차가 불공정의 여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공의(公義)는 노동자를 공평하게 대우할 것을 요구한다. 신명기 24장 14절에는 다음 내용이 나온다. “곤궁하고 빈한한 품꾼은 너희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우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가난한 자나 이방인은 공동체 내에서 부유한 지주에게 맞서 법정에 설 수 없었으므로 학대에 노출되어 있었다. 야고보서 5장 4절에도 유사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고용주는 가장 말단 직원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신성하고 구속력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 했다.
또한 공의는 고객을 공정하게 대할 것을 요구한다. “너는 네 주머니에 두 종류의 저울추 곧 큰 것과 작은 것을 넣지 말 것이며”(신 25:13). 이 저울추는 매매할 때 곡식이나 다른 상품을 계량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었다. 판매자에게는, 공시했던 것보다 가벼운 저울추를 사용해서 곡식 무게를 재는 것이 이득이었을 것이다. 구매자는 거짓된 무거운 추를 사용할 경우 이득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신명기는 팔 때나 살 때나 언제나 동일한 저울추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사기 방지책은 비단 고객과 거래할 때만 국한된 게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과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거래에 해당됐다.
그의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7).
맹인에게 길을 잃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8).
객이나 고아나 과부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9).
무죄한 자를 죽이려고 뇌물을 받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25).
원칙적으로 이런 규칙은 모든 종류의 사기를 금지한다. 현대적 비유를 들어 본다면, 도덕적 관련성은 무시한 채 하자 있는 제품을 고의로 판매하는 회사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고객은 사용하던 제품을 반환해 주는 상점의 정책을 악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회계 원칙을 어겨 가면서 재무제표를 발행할 수 있다. 노동자는 근무 시간 중에 개인 업무를 보거나 맡은 일을 게을리할 수 있다. 이런 관습은 부당할 뿐 아니라, ‘우리를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 되게 하시려는’(신 26:19) 하나님만을 예배하겠다는 다짐에 어긋나는 것이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