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에 대한 두 가지 역본(譯本)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중 대다수는 특히 신명기에 나오는 넷째 계명에 대한 첨가 문구에서 발생한다. 첫째, 안식일에 일을 시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목록이 확대되어 “소나 네 나귀나 네 모든 가축”(신 5:14a)까지 포함됐다. 둘째, 안식일에 왜 종에게 일을 시킬 수 없는지에 대한 이유가 주어져 있다. “네 남종이나 네 여종에게 너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신 5:14b-15a).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이 다른 나라와 군사 및 경제적으로 경쟁하는 가운데서도 편안히 안식을 취할 수 있음은 “강한 손과 편 팔”(신 5:15b)로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점을 신명기는 상기시켰다.
이 계명을 두고 출애굽기와 신명기가 차이를 보이는 주요 부분은 각각 창조 및 구속에 있다. 출애굽기에 의하면, 안식일은 6일간의 창조와 뒤이어지는 하루 동안의 안식으로부터 기인한다(창 1:3-2:3). 신명기에서는 하나님의 구속이라는 요소가 첨가된다.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신 5:15). 이 두 가지를 합쳐 보면, 안식일을 지키는 근거는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신 것과 우리를 구속하신 사실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추가된 이런 요소는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는 이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을 대변한다.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을 위해 일하는 노예, 다른 이스라엘 백성, 동물에게도 안식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애굽에서 종 됐던 것을 기억한다면’ 자기 안식을 특권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주님이 당신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다른 이에게도 안식을 베풀어야 한다. 그들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는지 혹은 그들이 안식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일꾼이며, 일하는 이에게 안식을 제공하라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명령하셨다. 우리는 자신의 휴식을 위해 안식일을 지키려는 생각은 하겠지만, 우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쉬게 할 의무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가? 많은 사람이 다른 이들의 편의를 위해 자신의 대인관계나 수면 리듬, 교제 기회를 깨뜨리는 시간대에 근무한다.
과거에 사람들을 보호했던 (혹은 보는 관점에 따라 ‘일하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소위 “엄격한 법률”(blue laws 일요일에 일과 오락을 금하는 18세기 청교도적 법률 - 편집자 주)이라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사라져 버렸다. 분명히 이것은 노동자와 그들이 섬기는 사람에게 새로운 많은 기회를 열어 줬다. 그러나 거기에 언제나 우리가 동참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밤늦게 쇼핑을 하거나 일요일 아침에 골프를 즐기거나 자정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경우, 그것이 그 시간에 일하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잠깐이라도 생각하는가? 어쩌면 우리 행동이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다른 시간에 해도 될 일을 누군가에게 괴로운 시간에 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패스트푸드 식당 체인인 칙필레(Chick-fil-A)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것은 창립자인 트루엣 캐시(Truett Cathy)가 십계명의 제4계명을 독특하게 해석한 탓에서 기인한다고 사람들은 종종 주장한다. 그러나 그 회사의 웹사이트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의 결정은 영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것이었습니다. 모든 칙필레 운영자와 식당 종업원은 그들의 선택에 따라 휴식할 시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할 시간, 예배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믿었습니다.” 물론 제4계명을 부하 직원을 배려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는 것은 종파적이거나 율법주의적인 해석은 아니다. 특이한 해석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문제는 복잡해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해답을 찾기란 어렵다. 어쨌든 소비자 또는 (경우에 따라) 고용주인 우리 선택은 다른 사람의 안식과 근무 시간 및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