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째 계명 역시 일터를 주요 배경으로 삼는 또 다른 계명이다. 도둑질은 피해자로부터 노동의 대가를 빼앗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하게 일한 것을 모독하는 것이 된다. 대부분의 경우 도둑질은 정직한 노동을 피하려는 편법의 일환으로 저질러진다. 때문에 그것은 6일 동안은 힘써 일하라는 계명을 어기는 것도 된다. 여기서 또 우리는 십계명끼리의 연관성을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터에서 도둑질을 하지 말라는 계명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도둑질’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재산과 재산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건을 취득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스스로 만들어 내거나, 자발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교환하거나(거래나 선물로), 탈취하는 길이다. 도둑질은 가장 노골적인 형태의 탈취로서, 타인에게 속한 것을 빼앗아 달아날 때 발생한다. 그러나 기업이 고객을 속이거나 정부가 국민에게 부당한 세금을 매길 때처럼, 탈취는 보다 더 크고 더 복잡한 규모로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집단이나 기관은 재산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공정한 상업 거래와 독점적 상업 거래를 비교하거나 합당한 세금과 과도한 세금을 견주어 보는 것이 여기서 우리 목표는 아니지만, 여덟째 계명은 개인, 범죄 집단, 기업, 정부가 재산권을 무시하면서도 무사하다면 그 어떤 사회도 번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 준다.
실질적으로 도둑질은 다른 사람 것을 훔치는 것 외에 다른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타인의 귀한 어떤 것을 소유주 동의 없이 취득하는 순간 그것은 도둑질이 된다. 자원이나 자금을 개인 용도로 착복하는 것도 도둑질이다. 판매 실적을 올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기를 치거나 가격을 올리는 것 역시 도둑질이다. 구매자가 실제와 다른 상황 속에서 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TOW 웹사이트 핵심 주제 코너에서 ‘진실과 거짓’의 “과대광고/과장” 부분을 보라. 마찬가지로 사람의 두려움, 취약점, 무력감, 절박함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것도 도둑질의 한 형태다. 왜냐하면 그들의 동의는 진정 자발적인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저작권이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도 창안한 사람이 마땅히 받아야 할 민법상의 이윤을 그들에게서 빼앗는 행위이기 때문에 도둑질이다.
타인의 재산과 권리를 존중한다는 것은 우리가 그들의 것을 취하려 하지 않고 그들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만을 돌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신명기 22장 1절은 이렇게 말한다. “네 형제의 소나 양이 길 잃은 것을 보거든 못 본 체하지 말고 너는 반드시 그것들을 끌어다가 네 형제에게 돌릴 것이요.” ‘그건 나랑 상관이 없는 일이에요’라는 변명은 우리 무관심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직업이 사람의 무지나 궁지에 몰린 선택권 없는 상황을 이용해 그들에게 원치 않는 거래를 하게 만드는 특성을 지닌다. 회사, 정부, 개인, 조합 및 기타 조직은 그들의 힘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불공정한 임금, 가격, 재정 조건, 근무 여건이나 근로 시간 등을 흔히 내세운다. 은행을 털거나 고용주의 것을 훔치거나 상점에서 들치기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불공정하거나 비윤리적인 관행을 따라 다른 사람에게서 그들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는 일에 우리가 알게 모르게 동참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런 관행을 거부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심지어 경력에 큰 제한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할 소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