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음하지 말라” (출20:14)

아티클 / 성경 주석

   직장은 간음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환경 중 하나다. 간음이 직장 내에서 많이 발생해서라기보다 근무 환경, 직장 동료끼리 인간관계 등이 간음이 발생할 환경을 쉽게 조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에서 이 계명은 우선 문자 그대로 적용된다. 결혼한 사람은 직장과 연관해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 어떤 이유에서라도 성(性)적 교제를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것은 성매매, 포르노그래피 산업 종사자, 섹스 대리모 같은 직업적 성행위를 하는 사람은 일단 제외하고, 적어도 선택권을 지닌 대다수의 직장인을 향해서 하는 말이다.

 

   결혼 서약에 흠집을 내는 행위는 그 어떤 것이든 모두 일곱째 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이런 일은 여러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다. 병원, 회사, 연구소와 교회 등 직장 동료 간의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가 요구되면서도 배우자와 서약한 것은 충분히 지지해 주지 못할 수 있는 환경. 장시간 신체적으로 가까이 하는 직업이라든지 합리적인 한계 내에서 퇴근 후의 만남을 제한하지 못하는 장기 출장 같은 작업 조건. 성희롱을 당하게 하거나 압력에 굴복해 권력자와 성행위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근무 환경도 있을 수 있다. 허영심이나 선망에 둘러싸이는 연예인, 스타 운동선수, 대기업 사업가, 정부 고위 관료나 극히 부유한 사람 사이에서도 간음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직장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소비하다가 배우자와의 관계가 침식당하기도 한다. 크리스천이라면 이 모든 상황에서 드러나는 위험들을 알아보고 피하거나, 개선하거나, 경계해야 할 것이다.

 

   간음이 불법 성적 접촉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곱째 계명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은 남편과 아내를 창조하실 때 “한 몸”(창 2:24)이 되도록 만드셨으며, 일곱째 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설명 역시 결혼 언약에서의 하나님 역할을 강조한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 그러므로 간음을 저지르는 것은 사람과 더불어 죄를 짓는 것일 뿐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어기는 것이다. 

 

   사실 구약에서는 종종 “간음”이란 말과 간음을 둘러싼 비유가 성적인 죄가 아닌 우상숭배를 가리키는 것으로도 사용된다. 이사야 57장 3절, 예레미야 3장 8절, 에스겔 16장 38절 및 호세아 2장 2절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하나님만 예배하겠다는 언약을 어긴 것을 종종 “간음”이나 “통간”이라고 질책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하나님과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불법적인 성행위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 간음에 비유된다. ‘간음’이란 단어의 이런 용례는 첫째, 둘째 및 일곱째 계명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십계명이란 그저 중요한 상위 열 가지 규칙을 모아 놓은 목록이 아니라 하나님과 맺은 단일한 언약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상숭배를 요구하거나 그런 쪽으로 우리를 이끄는 직장은 피해야 한다. 크리스천이라고 말하면서 타로 카드로 사람들에게 점괘를 봐 주거나, 우상숭배와 관련된 미술이나 음악에 종사하거나, 외설 도서를 출판하는 일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신앙을 가진 배우가 음란하거나 불경건하거나 영적으로 혼란시키는 역할을 맡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아무리 작은 것처럼 보여도 어떻게든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좋게 하기도 하고 나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에게 영적으로 해가 되는 스트레스성 일이 계속 쌓인다면, 결국 그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을 결정할 때 우리는 선택권이 있는 범위 내에서 그런 요소를 최대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간음으로 깨지는 언약의 특이한 점은 그것이 대부분 하나님과 우리가 맺은 언약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크리스천이 맺는 모든 약속이나 합의가 다 은연중에 하나님과 맺은 언약이 아닌가?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이렇게 권고한다.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골 3:17). 계약, 약속, 합의는 우리가 흔히 구두나 행위로 맺는다. 우리가 그것을 모두 주 예수 이름으로 행한다고 치면, 어떤 약속은 하나님과 맺은 언약이므로 지켜야 하고 어떤 것은 사람과 맺은 것이므로 어겨도 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모든 유형의 합의를 지켜야 하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의 합의를 깨도록 유도해서도 안 된다. 출애굽기 20장 14절에 들어 있든지 이 구절에서 파생된 신구약 가르침이든지 간에, ‘당신의 약속을 지키고 다른 사람도 그들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도우라’라는 말은 직업 세계에서 일곱째 계명을 명석하게 해석한 설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