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서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세 권 모두 바사 제국의 통치 시기 동안 일어난 사건에 대해 상대적으로 간결하게 기술하며, 바사 왕들과 그 외 정부 관리를 등장시키고 있다. 또한 세 권 모두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데 여러 면에서 적대적이었던 환경에서도 번성하기 위해 애쓰던 유대인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며, 생존하고 번성하려고 애쓰던 유대인에게 바사 왕들이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행동의 본이 되는 세 명의 핵심 지도자가 세 권 모두에서 소개되기도 한다. 또한 세 권 모두 일하는 사람들을 보여 주기 때문에, 이 세 권의 책은 우리의 일에 대한 이해와, 하나님과 그 일의 관계에 대한 우리 이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중대한 사안에 있어서는 세 권 모두 폭넓은 의견차를 보여 준다. 이는 원래 한 묶음의 책이었던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에서도 마찬가지다. 에스라서에서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왕의 호위를 받지 않고 위험지역을 통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느헤미야서에서는 왕의 호위가 하나님이 복을 주신 증거로 제시된다. 에스라가 소위 ‘이상주의적 믿음’(idealistic faith)을 대변한다면, 느헤미야는 ‘실용주의적 믿음’(pragmatic faith)을 실천한다. 에스더서에서 하나님의 손길은 직접 보이지 않지만 에스더가 자기 민족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지위와 기지를 기민하게 사용하는 데서 드러난다. 우리는 에스더의 믿음을 ‘영리한 믿음’(clever faith)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는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사역에 대해 비슷한 비전을 공유한다. 하나님은 택하신 백성뿐만 아니라 모든 이의 삶에 개입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방 왕들의 마음을 감동시키셔서 그들이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도록 인도하신다. 여호와는 그분의 목적을 성취하시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다양한 지도자와 예언자적 목소리를 사용하셔서 당신 백성이 하나님을 향해 헌신적으로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으신다. 에스라서에서 하나님은 성전 재건을 위해 신실한 제사장을 사용하신다. 느헤미야서에서는 하나님 수도의 성벽 재건을 위해 신실한 평신도를 사용하신다. 에스더서에서는 유대인의 구원을 위해 극도로 타협적이고 율법을 준수하지 않은 유대인을 사용하신다. 이 세 권 모두의 관점을 통합해 보면, 하나님은 각양각색 사람이 하는 일로 세상에서 일하신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