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이 뉘우치면서 요셉에게 한 말은 요셉에 대한 핵심 신학 중 하나이며, 창세기의 전반적인 요점 중 하나다. 요셉은 형제들에게 자신을 학대한 것을 보복하지 않을 테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당신들은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창 50:20-21). 요셉이 언급한 “많은 백성”은 “지상의 모든 족속”을 축복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창 12:3)을 생각나게 한다. 하나님은 요셉이 구하거나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축복을 내려 주셨다(엡 3:20).
요셉을 통한 하나님의 일은 실질적이고 중대한 가치를 갖고 있었다. 바로 사람의 생명을 보존하는 일이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직장에서 전도하기를 원하신다든가 우리 일에서 하나님께 중요한 부분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뿐이라는 인상을 우리가 받았다고 해도, 요셉의 일은 다른 차원의 얘기를 한다. 우리가 일하는 중에 하는 행동은 그 자체가 하나님과 다른 사람에게 극히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보다 더 큰 일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며 우리는 그 일의 결과를 다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셉은 자기 일에 대해 보다 더 넓은 시각을 가졌고, 불가피하게 다가오는 우여곡절을 만날 때도 낙담하지 않았다.
이 말은 일터에서 관계가 가장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마도 크리스천들은 직장에서 사람들을 용서하는 특별한 은사를 갖고 있을 것이다. 요셉이 자기 형제를 대한 태도는 용서의 모범이 된다. 아버지의 명을 좇아서 요셉은 그 형제들을 용서했으며 그들을 죄책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 그러나 그의 용서는, 다른 모든 진정한 용서와 같이 말로만 한 게 아니었다. 요셉은 하나님이 관리하도록 해 주신 엄청난 애굽의 자원을 사용해서 그들을 물질적으로도 지원해 번성할 수 있게 했다. 요셉은 심판은 자기가 할 일이 아님을 인식했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창 50:19). 그는 하나님을 대신해 판단하지 않고 그의 형제를 구원자 하나님께 연결해 줬다.
요셉이 자기 형제와 맺었던 관계는 가족으로서 맺은 관계이자 경제적인 면에서 비롯된 관계였다. 둘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없었다. 용서는 이 둘에 다 해당됐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신앙의 가치는 주로 지역 교회처럼 동일함을 식별할 수 있는 종교권에서 작용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물론 우리 일의 대부분은 공적 영역에서 발생하며, 우리는 다른 사람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참작해야 한다. 그러나 생활의 영역을 ‘거룩한 것’과 ‘세속적인 것’으로 정확히 분리하는 것은 성경의 세계관이 아니다. 따라서 용서가 직장 내 건강한 관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 아니다.
살다 보면 언제나 많은 상처와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런 것을 당하지 않는 회사나 조직은 없다. 일반적으로 그 누구도 고의적인 언행으로 해를 주려 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요셉은 사람들이 그를 해하려 했다고 인정했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런 판단 속에 보다 더 큰 진실이 숨어 있다. 하나님은 선을 의도하신다는 점이다. 상처받을 때 이것을 기억한다면, 고통을 감내하고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셉은 자신을 사람을 위해 하나님의 일을 집행하는 도구요, 하나님의 대리자로 봤다. 그는 사람이 가할 수 있는 해악에 대해 알았으며 가끔은 사람이 가장 고약한 원수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의심과 신의가 뒤엉킨 가족 이야기, 신실한 섬김과 적나라한 자기 보호 가 뒤섞인 이야기, 진실과 거짓의 이야기를 알았다. 그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 하나님이 그 가족을 축복하시겠다고 한 언약, 자기 백성으로 하여금 불과 물을 통과하게 하시며 단련하시는 하나님의 지혜 도 알고 있었다. 요셉은 그들의 죄를 덮어 두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하나님의 원대한 일 속으로 끌어들였다. 하나님의 약속은 그분의 섭리에 의해 반드시 성취될 것을 우리가 안다면, 우리의 수고는 그 대가가 무엇 이든 간에 보람 있게 될 것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일에 대한 여러 교훈 중에서, 특히 이것이 유용한 것 이며 구속과 영광의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심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고 전 2:8-10). 우리 직장은 우리 가치관과 성격이 드러나며 우리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무대다. 지혜로우시고 능력 이 크신 하나님은 우리의 신실함을 사용하시고, 우리 약함을 고치시며, 우리 실패를 쇠를 벼리듯 벼리시면서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친히 세워 놓으신 계획을 성취하실 수 있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