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소유권과 재산권 (민26-27장; 36:1–12)

아티클 / 성경 주석

   시간이 지나고 인구 구조가 변하자, 새로운 인구 조사가 필요하게 됐다(민 26:1-4). 이 조사의 최우선 목적은 새로운 나라에 맞는 사회 및 경제 구조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경제적 생산과 정부의 조직은 지파를 중심으로, 종족 및 가구의 하부 단위를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했다. 땅은 인구에 비례해 종족 간에 분배되어야 했으며(민 26:52-56) 제비를 뽑아 할당되어야 했다. 그 결과로, 각 가구(대가족)마다 가족 부양에 충분한 필지의 땅이 주어졌다. 애굽에서와는 다르게 (나중에 로마 제국이나 중세 유럽과도 다르게) 귀족 계층이 땅을 소유하고 서민이나 종이 땅을 일궈서는 안 됐다. 각 가족이 제각기 농업 생산의 수단을 소유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빚이나 세금 또는 심지어 자발적인 매매 행위에 의해서도 그 가족은 땅을 영구적으로 처분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가족이 그들의 땅을 지킬 수 있게 하는 법적 보호 장치에 대해서는 레위기 25장을 보라). 비록 가족 한 세대가 농사에 실패해 빚에 허덕인다고 해도, 그다음 세대는 생계를 유지하도록 그 땅을 소유할 수 있었다.

 

   이 인구 조사는 지파의 우두머리와 종족의 남자 우두머리에 따라 남자들의 수를 세는 것이었으며, 각 가구주에게는 땅이 할당됐다. 그러나 가구주가 여자일 경우에는(예를 들어, 땅을 분배받기 전에 그들의 아버지가 죽었을 경우에는) 그 여인이 땅을 소유했다가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허용됐다(민 27:8). 하지만 이 제도는 이스라엘의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었는데, 여자가 다른 지파의 남자와 결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 여자의 땅이 아버지의 지파로부터 남편의 지파로 이전되어서 사회 구조가 어그러질 수가 있었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주님은 이렇게 규정하셨다. 즉, 여자는 “마음대로 시집가려니와”(민 36:6), “그 기업이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옮기게 하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 지파가 각각 자기 기업을 지키리라”(민 36:9). 이 규례는 사회 구조를 보존할 필요성과 더불어 여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재산을 소유하고 원하는 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 족속은 구성원의 권리를 존중해야 했고, 가구주는 그 사회의 필요를 존중해야 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경제권에서는 땅의 소유가 주요 생계 수단이 되지는 않으며 사회적 구조가 지파 및 종족을 중심으로 확립되어 있지도 않다. 그러므로 민수기와 레위기에 나오는 규정이 오늘날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는다. 오늘날 상황은 상이한 해법을 필요로 한다. 재산의 구조와 경제 구조, 개인 권리와 공동선(善)을 존중하는 현명하고 공정하며 공평하게 적용되는 법이 모든 사회에 필수적이다. 개발 프로그램에 따르면, “국가 및 국제적 수준에서 법적 통치의 발전은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경제적 성장, 지속 가능한 개발, 가난과 기아의 박멸, 모든 인권과 근본적 자유의 완전한 실현에 있어 필수적이다.” [1] 기독교인들은 사회의 선한 통치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법을 통해서도 그리할 수 있지만, 기도와 변화된 삶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일함으로써 불우한 사람들이 경제 번영에 필요한 자원을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독교인이 많아지고 있다. ‘국제 영농인’(Agros International)이라는 단체가 그 실례다. 이 조직은 주로 남미에 사는 가난한 사람과 농민이 땅을 취득해 성공적으로 경작하도록 돕기 위해 “도덕적 나침반” 역할을 하는 크리스천들에게 지도를 받는다.[2]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Issue Brief: Rule of Law and Development (New York: United Nations, 2013), 3쪽.

Agros International, http://www.agros.org/ag/how-we-work/frequently-asked-ques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