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아들의 부적합성을 본 이스라엘 족속은 그에게 “모든 나라와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라고 간청했다. 이 요구는 사무엘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삼상 8:4-6). 사무엘은 백성에게 왕이 나라에 무거운 짐을 지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너희를 다스릴 왕의 제도는 이러하니라 그가 너희 아들들을 데려다가 병거와 말을 어거하게 하리니 그들이 그 병거 앞에서 달릴 것이며 그가 또 너희의 아들들을 천부장과 오십부장을 삼을 것이며 자기 밭을 갈게 하고 자기 추수를 하게 할 것이며 자기 무기와 병거의 장비도 만들게 할 것이며 그가 또 너희의 딸들을 데려다가 향료 만드는 자와 요리하는 자와 떡 굽는 자로 삼을 것이며 그가 또 너희의 밭과 포도원과 감람원에서 제일 좋은 것을 가져다가 자기의 신하들에게 줄 것이며 그가 또 너희의 곡식과 포도원 소산의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의 관리와 신하에게 줄 것이며 그가 또 너희의 노비와 가장 아름다운 소년과 나귀들을 끌어다가 자기 일을 시킬 것이며 너희의 양 떼의 십분의 일을 거두어 가리니 너희가 그의 종이 될 것이라(삼상 8:11-17).
그 왕은 약탈을 너무 심하게 해서 결국에 백성은 왕에게서 자신을 구해 달라고 소리치게 될 것이었다(삼상 8:18). 왕을 구하는 것은, 결국 왕이신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도 좋지 못한 생각이라는 데 동의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와는 백성이 원하는 정부 형태를 선택하게 하기로 작정하시고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 8:7). 성경학자 존 골딩게이(John Goldingay)가 말했듯이, “하나님은 그들이 처한 그 자리에서 자기 백성과 시작하시며, 만약 그들이 자신의 가장 높은 길을 따라오지 못할 때 하나님은 더 낮은 길을 새겨 나가신다. 그들이 여호와의 영에 반응하지 않거나 모든 사람이 무정부 상태를 향해 나갈 때 하나님은 …… 지상의 통치자라는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제공하신다.” 때로 하나님은 자신의 영원한 목적의 일부가 아닌 기관을 허락하시며, 이스라엘 왕정 제도가 바로 확연히 그런 사례다.
하나님도 사무엘도, 이스라엘이 선택하고 실수하도록 허락함으로써 그 결과를 통해 배우게 한 것은 대단한 겸손과 탄력성과 은혜를 보인 것이다. 지도자가 백성이 한 어리석은 선택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러면서도 동시에 성장과 은혜를 경험할 기회를 주려고 애써야 하는 기관이나 일터에서의 상황이 많다. 사무엘이 이스라엘에 한 경고는 오늘날 국가나 기업, 교회와 학교, 다른 조직에도 해당된다. 타락한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권력을 남용한다. 우리는 거기에 적응해야 하지만, 동시에 상황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우리 열망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모세에게 주신 율법에서 명령한 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인데, 그것은 어느 시대에서나 하나님의 사람이 행하기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성경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