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부패한 책임을 백성 전체에게 돌리신다. 그들은 하나님의 언약을 저버렸다. 하나님과 자신들의 연결을 끊어지게 만들었고, 하나님 율법에 입각한 정의로운 사회 구조도 파괴시켰다. 이는 직접적으로 도덕적 부패와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 “행음”이나 “음란”은 언약을 파기한 이스라엘을 묘사할 때 선지자들이 자주 사용하던 용어였다(렘 3:2; 겔 23:7). 하나님은 그 은유를 문자 그대로 취해 선지자 호세아에게 “너는 가서 음란한 여자를 맞이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 이 나라가 여호와를 떠나 크게 음란함이니라”(호 1:2)라고 하셨다. 호세아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고멜이라는 여자와 결혼하는데, 실제로 그녀는 그 조건에 들어맞는 인물이었다. 호세아는 그 여자에게서 아들 셋을 낳았다(호 1:3). “음란한 여자”와 한 집에서 자녀를 낳고 기른다는 것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일은 참 착잡하기 그지없다.
비록 선지자들이 매춘이나 간음 같은 비유들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성적 부도덕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경제와 사회의 부패를 책망하셨다.
그들이 침상에서 죄를 꾀하며 악을 꾸미고 날이 밝으면 그 손에 힘이 있으므로 그것을 행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밭들을 탐하여 빼앗고 집들을 탐하여 차지하니 그들이 남자와 그의 집과 사람과 그의 산업을 강탈하도다(미 2:1-2).
오늘날 부패하고 불완전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호세아의 가정 상황은 드라마틱한 표본이 된다. 하나님은 뜻이 있으셔서 타락하고 어려운 가정 상황으로 호세아를 밀어 넣으셨다. 오늘날에도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들을 타락하고 어려운 상황으로 밀어 넣으시는가? 우리는 존경받을 만한 전문직 분야에서 평판이 좋은 고용주와 함께 일하는 편안한 직장을 추구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도덕 관념과 타협해야 하는 곳에서 훨씬 더 많은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만약 당신이 부패를 혐오한다면, 당신은 명성 있는 회사에서 변호사로 일하거나 마피아가 장악한 도시에서 건물 감독관으로 일함으로써 부패와 더 싸울 수 있겠는가? 쉽게 대답할 순 없겠지만, 하나님께서 호세아를 부르신 것은, 하나님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우리의 손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독일의 나치 지배 아래서 이런 말을 남겼다. “질문할 줄 아는 책임 있는 사람이 해야 할 궁극적인 질문은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 속에서 영웅처럼 빠져나올 수 있나’가 아니라, ‘다음 세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1]
Dietrich Bonhoeffer, 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ed. Eberhard Bethge, rev. ed. (New York: Touchstone, 1997), 7쪽.
성경 주석